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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넋두리

구시대적 사고


내 주변엔 복잡한 구조적 문제가 개선되지 못하거나
손을 대기엔 너무나 커져버린 문제를 그냥 끌어안고 가는
그런 작은 문제들이거나 혹여나 잘못건드리면 더 커질까 두려워
내버려두고 있다가 비대해져 버린 문제에 시름시름 앓고 사는
이들이 많다.

비유하자면 맞물려 돌아가는 여러 톱니바퀴들을 관리하는
관리팀이 있다. 관리팀의 팀원 한명이 톱니바퀴를 관리하던 중
중간에 있는 톱니바퀴의 톱니하나가 찌그러졌다.
처음에는 이 문제의 톱니바퀴를 다른 관리자들에게도 부탁하여
잠시 도는데 이상이 없도록 하고 본인은 그 톱니바퀴를
고치려 생각은 해봤지만 막상 손을 대려니 너무 일이
커지는 게 아닐까 싶고 귀찮은 맘에, 주변 교대근무자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기가 자존심도 상하여
문제의 톱니바퀴만 잠시잠시 봐주면 되겠다며 안일하게 대처했다.
헌데 이 톱니에 부딪히는 다른 톱니바퀴들의 톱니들마저도
상하기 시작했고 이 상한 톱니바퀴들은 다른 연결되어있는
톱니들마저 상하게 하기 시작했다.
결국 톱니바퀴 관리자는 혼자 감당하기 버거워 다른 교대자들에게
부탁을하면서 톱니바퀴를 멈추지 않은채 잠안자고
계속 톱니들이 맞물려 돌아가도록 땜질을 했다.

비유가 적당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대한민국 사회가
이런 양상을 띄고 있지 않은가 싶다.
한국의 후한 인심은 좋다. 같은 값에 정이란 살을 붙여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비 합리적인 듯 싶지만
큰 수고가 아니라면 판매자는 고객확보의 입장에서,
구매자는 적은 지불에 비하여 많은 물량 확보(?) 입장에서..
뭐 마케팅관점에서만 하는 말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오랜 역사속에서 빈번하게 벌어져 왔던 일이며
이는 숙청이란 말로 단칼에 문제해결이란 이상한 논리로
포장되어왔다. 결국 근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늘 국민은
아파왔고 그런 국민들은 해결하지 않고 수동적 행태만 취해왔다.
 
톱니바퀴란 비유는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점을 총망라할 수
있을 듯 싶다.(내가 적고도 이런 적절한 비유가...란 생각에 흐뭇..)

내 주변에 많은 예가 있는데 적절하게 표현을 하고 싶지만
너무 개인 프라이버시에 위배되는 행위라 그러질 못한다.
너무나 아쉽다.

여튼 난 그런 문제로 아파하는 이에게 직접적으로 요구를 했었다.
너무나 터무니없게 아파하지만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며 요구했다.
하지만 이 시름시름 앓고있는 이는 그러기에는 너무 문제가
커져버렸다면서 그냥 아파하고 있기를 원했다.
하기사 내가 봐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엔 적당한 때도 없었고
적당한 방법도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그는 이미 톱니바퀴를 들어올리기엔 늙었고
다른 이들에게 톱니바퀴를 들어달라고 부탁하기엔
다른 이들을 너무나 힘들고 아프게 해놔서 그런 부탁을 들어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 하고자 하는 말은 뻔하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이른 때이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해결해야해. 라고. 하지만 안한다.
왜 안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문제가 있을때 왜 이 문제가
날 아프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히 하소연만 하는 것이다.

곧 이게 불신을 낳고 불평으로 이어지며
그렇게 아파하면서 열심히 살지만 불만이 가득한 삶을 살아간다.